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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5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가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안정화 펀드의 1차 클로징을 완료했다. 최근 SK그룹 발전 자산 지분 인수 거래를 마무리한 데 이어 공급망·에너지 분야 투자 플랫폼까지 확보하면서, 대형 바이아웃보다 기업의 성장 자금과 전략산업 투자 수요에 맞춘 비경영참여형 투자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투PE는 최근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안정화 펀드의 1차 클로징을 마쳤다. 규모는 약 1280억원이다. 앵커 출자자는 한국수출입은행이다. 한투PE는 올해 초 BNW인베스트먼트와 함께 기획재정부 공급망안정화기금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바 있다.
한투PE는 오는 9월 말에서 10월 중 블라인드펀드 최종 클로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종 펀드 규모는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펀드는 자체 규모보다는 향후 프로젝트펀드 조성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블라인드펀드에서 일부 자금을 출자하고, 별도의 공동·병행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해외 핵심 광물, 에너지 인프라, 전략 자산 등에 투자하는 구조다.
한투PE는 연내 1건 이상의 수천억원 규모 프로젝트펀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핵심광물·에너지 관련 거래는 통상 단일 투자 규모가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블라인드펀드만으로 투자하기보다는 건별 프로젝트펀드를 만들어 함께 붙이는 방식이 유력하다.
최근 마무리한 발전 자산 거래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한투PE는 지난달 말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과 함께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SK엠유) 지분 49%를 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울산GPS는 LNG 복합발전소이며 SK엠유는 SK그룹의 에너지 유틸리티 자산이다. SK그룹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소수지분 매각에 대규모 자본을 공급한 사례다.
한투PE는 2023년에도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SK온 전환우선주(CPS)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SK온이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시점에 유동성을 공급해준 것이다. 작년 말에는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한화에너지 소수지분 거래를 주도하기도 했다.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에너지 인프라 재편, 핵심광물 확보처럼 대규모 재원이 필요한 영역에서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사모펀드(PE) 시장의 투자 방식 변화와도 맞물린다. 국내 PE 시장은 경영권을 인수한 뒤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매각하는 바이아웃 거래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수지분 투자나 인프라성 자산 투자 등을 통해 기업에 장기 자본을 공급하는 거래가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배터리, 에너지, 핵심광물 등 대규모 선제 투자가 필요한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이들 분야는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투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기간도 길어 개별 기업의 자체 조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 PE의 경쟁력이 자금력에 있었다면, 이제는 산업 변화에 맞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투자 구조를 설계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