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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굳힌 재활용업체, 추가 확보 경쟁 불붙나

2024.10.24

[감병근 기자]
한동안 침체됐던 폐기물업체 M&A에 최근 활기가 돌고 있다. 조단위 빅딜이 쏟아지면서 당분간 비슷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폐기물업체 M&A는 코로나19 펜데믹까지 유지된 호황 당시와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달리진 모습이 눈에 띈다. 더벨은 올해 달라진 폐기물 업체 M&A 트렌드를 분석해보고 향후 관련 시장의 변화를 예측해본다.

폐기물업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재활용업체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약 3년여 전부터다. 이전에는 폐기물업체 M&A에서 소각, 매립 등 처리업체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처리단가 하락세와 치솟은 밸류에이션 등으로 인해 재활용업체 투자가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재활용업체 딜은 그동안 꾸준히 이뤄지며 폐기물업체 M&A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다만 일부 재활용 원료 제조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한 수집·선별업체로 구성돼 있어 딜이 소규모로 이뤄지는 특징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 대형 재무적투자자(FI)가 새로운 플레이어로 등장하면서 이러한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시장 변화 읽은 PE, 재활용업체 M&A 시장 선도

국내 재활용업체 M&A는 폐기물 분야에 밝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VL인베스트먼트(이하 VL인베),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제네시스PE),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하 한투PE)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처리업체 투자에서도 선구안을 보여준 하우스들이다.

PEF 운용사들은 폐기물 처리업체 M&A 붐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부터 재활용업체 매물을 물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그룹, 태영그룹 등 대형 전략적투자자(SI)가 처리업체를 경쟁적으로 사들이면서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면 재활용업체는 블루오션으로 남아 있었다. 여기에 플라스틱 재활용 규제가 글로벌 차원에서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였다. 국내만 하더라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용기에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30% 이상 사용하는 것이 의무화된 상황이다.

폐기물 재활용 사업은 플라스틱 재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절차는 대략적으로 폐플라스틱 수집·선별, 플레이크(Flake) 제조 및 세척, 알갱이 형태의 펠렛(Pellet)을 제조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PEF 운용사들은 소규모인 수집·선별업체와 원료 제조업체를 함께 인수하는 형태로 플라스틱 재활용사업 패키지 구성을 시도했다. 패키지 구성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이들의 선택은 두 가지로 갈렸다. 즉시 매각에 나서는 쪽도 있었던 반면 몸집을 더 키우는 곳도 있었다.

전자는 한투PE가 대표적 사례다. 한투PE는 작년 하반기 광진수지 등 재활용업체 4개사를 IMM인베스트먼트에 매각했다. 인수 2년여 만에 매각을 결정하면서 속도에 방점을 뒀다. VL인베와 제네시스PE의 경우에는 지속적 M&A를 통해 재활용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제네시스PE는 최근 이들 포트폴리오를 일괄 매각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글로벌 톱티어 PE도 참전, 조단위 '빅딜' 이어질까

글로벌 톱티어 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는 올 8월 KJ환경 등 제네시스PE의 재활용업체 포트폴리오를 일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거래규모는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재활용업체 M&A 사상 최대 규모다. 소규모로 구성된 재활용업체 여러 곳을 모아 조단위 거래를 성사시킨 것에 대해 업계 전반에서 놀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번 딜을 계기로 처리업체에서 재활용업체로 폐기물업 M&A의 무게추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과거 어펄마캐피탈의 EMC홀딩스 매각과 이번 딜을 비교하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어펄마캐피탈은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매각했다. 이후 폐기물 M&A 시장에서는 처리업체의 대형화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며 빅딜이 잇달아 진행됐다.

EQT파트너스에 이어 글로벌 주요 FI가 재활용업체 인수자로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코비트를 매각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국내 인프라사업을 유심히 살피고 있는 맥쿼리자산운용,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를 인수한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 등이 후보로 꼽힌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경로가 확인된 만큼 국내 PEF 운용사들은 향후 재활용업체 인수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수퍼빈 등 주요 재활용업체의 기업가치에도 이번 매각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2410221410574680108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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