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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1
삼일·유암코 거쳐 한투PE 입사, 턴어라운드 산업 선제적 포착에 강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는 최근 다양한 투자를 통해 대형 하우스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작년에는 침체된 시장 속에서도 운용자산(AUM) 규모를 1조원 넘게 불리며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중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동환 수석팀장(사진)은 분주히 움직이는 한투PE에서도 주요 플레이어로 손꼽힌다. 커리어 내내 일관되게 쌓아온 구조조정기업 투자 경험을 토대로 한투PE 스페셜시추에이션 본부에서 핵심 운용역으로 활동 중이다.
이 팀장은 아직까지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턴어라운드 및 스페셜시추에이션 기업 투자에서 최고 전문가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기업구조조정 블라인드펀드를 추가 결성하는 등 투자 활동에도 더욱 힘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성장 스토리 : 학창시절부터 자본시장에 큰 관심, 구조조정기업 투자 한 우물
서울에서 태어난 이 팀장은 고등학교 재학시절부터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컸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이끄는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수행하기 위해 투자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도 이 때였다. 이에 대학 선택 과정에서도 학교보다는 경영학과 진학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성균관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에는 공인회계사(CPA) 자격 시험을 준비했다. 이 팀장은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서는 재무와 산업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CPA 자격증을 확보해 우선 재무를 이해하고 졸업 이후 업무 경험을 통해 산업의 흐름을 알아가면 된다는 구상이었다.
이 팀장은 CPA로 삼일PwC에 입사해 딜 본부에서 M&A 관련 경험을 쌓았다. 당시 딜 본부는 회계실사(FDD), 밸류에이션, 기업회생(BRS) 등을 폭 넓게 다뤘다. 덕분에 이 팀장은 이러한 팀들을 두루 돌며 다양한 M&A 관련 실무를 익힐 수 있었다.
이 팀장은 이 때 기업회생 업무를 담당하며 구조조정기업 투자를 접하게 됐다.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구조조정기업 투자에서 본인이 전문가로 성장할 경우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도 생겼다.
이 팀장은 구조조정기업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기관을 물색하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알게 됐다. 유암코는 당시 부실채권(NPL)에 한정됐던 구조조정기업 투자를 에퀴티와 채권 등으로 확대하기 위해 구조조정(CR·Corportate Resturcturing)본부를 구성 중이었다.
유암코에 입사하게 된 뒤에는 ‘유암코 기업리바운스 제8차 PEF’ 운용 등을 맡으며 STX엔진 인수에 실무진으로 합류했다. STX엔진 인수에서는 현재 국내 구조조정기업 투자를 이끄는 유암코 선배들과 손발을 맞췄다.
한투PE는 2019년 새롭게 조직 중이던 구조조정기업 투자 조직에 이 팀장 영입을 결정했다. 이 팀장은 빠르게 성장 중인 한투PE에서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팀장 입사 이후 한투PE는 2020년 ‘한투에스지 기업재무안정 PEF(기업구조혁신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구조조정기업 투자를 본격화했다. 이 팀장은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핵심 운용역으로 대한조선, 신영, 티앤더블유 등의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 턴어라운드 가능 산업을 선제적으로 포착하는 투자 선호
이 팀장은 구조조정기업 투자에서는 산업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기업이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개별 역량 못지 않게 각 기업이 포함된 산업 전반의 분위기가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회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기 위해 개별 산업에 대해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운용역들은 보통 각자 선호하거나 최근 수익률이 높은 분야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기업 투자는 일정 영역에만 관심을 둘 경우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는 산업에 오히려 더 관심을 두는 편”이라며 “관심도가 낮은 사업일수록 관련 기업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 투자에 따른 성과도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팀장은 투자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한 지 여부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고 밝혔다. 재무구조를 개선할 부분이 없어 단순 메자닌 성격으로 이뤄지는 투자 보다는 기업의 비효율 등을 개선해줄 수 있는 투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이 팀장은 “재무적으로 양호했던 기업이 일시적 위기를 맞아 구조조정기업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기업에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자본을 투입해 정상화 시키는 효율적 투자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중소형 조선업 재편 퍼즐 맞춘 대한조선 인수
이 팀장은 기업구조혁신펀드 핵심 운용역으로 2021년 2월부터 진행된 대한조선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대한조선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분리해 매각을 계획하던 시점이었다.
이 팀장은 앞서 유암코 시절 STX엔진 인수를 통해 산업은행 쪽에 상당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대한조선이 매물로 나오게 될 것을 알게 됐고 전략적투자자(SI)인 KHI그룹을 포섭해 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조선업황이 턴어라운드를 앞뒀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었다.
인수전이 시작되자 딜에 가장 먼저 접근한 KHI와 한투PE, SG프라이빗에쿼티(SG PE)로 구성된 KHI 컨소시엄은 스토킹호스 자격을 확보했다. 한진중공업, 동아탱커 등 경쟁자가 등장했지만 이를 제치고 작년 5월 대한조선 인수에 최종 성공했다.
대한조선 인수가는 총 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1300억원을 한투PE와 SG PE가 책임졌다. 기업구조혁신펀드에서 500억원을 출자하고 300억원은 인수금융을 통해 충당했다. 나머지 500억원은 추가 투자자(100억원)를 확보하고, 신규 프로젝트펀드(400억원)를 조성해 모았다.
특히 작년 급격한 금리 인상 속에서 안정적으로 펀딩을 마무리한 부분이 업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팀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성장금융 등 기관투자가들이 딜의 공익적 측면을 높게 평가해 출자를 해준 부분이 결정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딜이 성사되면서 산업은행은 채권단으로서 보유했던 중소형 조선업체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케이조선(옛 STX중공업), 대한조선 매각을 모두 마무리했다. KHI는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을 모두 인수하면서 국내 중소형 조선업 재편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
대한조선은 인수 1년여 만에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 탱커선 위주로 2025년 상반기 인도 물량까지 수주가 완료됐다. 재무구조 역시 대폭 개선돼 지난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흑자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최근 상승된 선박 가격이 적용된 수주 물량이 본격 건조될 예정이라 올해 수익성 개선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트랙레코드 2 : 투자철학을 정립시켜 준 STX엔진 인수
유암코는 2018년 7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STX엔진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 팀장은 이 때 실무진으로 딜 클로징에 조력했다.
당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그룹 해체로 인해 떠안았던 STX그룹 계열사 매각을 진행 중이었다. 유암코는 STX엔진 인수에 초기부터 큰 관심을 보였다. 비록 실행하지는 못했지만 STX엔진과 함께 STX중공업, 두산엔진 등을 함께 인수해 국내 엔진사업을 재편하려는 계획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입찰로 진행된 STX엔진 인수전에서 유암코는 한앤컴퍼니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최종 승자로 선정됐다. 3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자본력을 갖춘 데다 구조조정기업 투자 전문성 등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유암코는 1차적으로 지분 87% 가량을 인수하는데 185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채권단 차입금을 영구채로 전환시키면서 STX엔진의 재무구조를 대폭 개선했다. 인수당시 660%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유암코 인수 이후 300%대로 낮아졌다.
재무구조가 개선된 STX엔진은 수주 등에서도 전보다 나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STX엔진 주요 발주업체들이 수주 평가 항목으로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포함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주 확대는 매출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STX엔진의 정상화를 견인했다.
이 팀장은 STX엔진 인수가 본인 투자철학을 정립시킨 딜이라고 평가했다. STX엔진 인수는 사양산업으로 여겨졌던 엔진 제조 분야에서 기회를 포착한 뒤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업사이드를 창출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평가 : 스마트함 갖춘 구조조정기업 투자전문가, 네트워크 관리에도 강점
이 팀장이 뛰어난 투자 재능을 갖추고 있다고 주변인들은 입을 모은다. 아직 30대로 젊은 운용역이지만 구조조정기업 투자에서 만큼은 확고한 전문성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팀장과 유암코에 함께 근무하며 STX엔진 투자 등에 참여했던 고영주 휘트린씨앤디 대표는 “이 팀장은 두뇌회전이 매우 빠른 사람”이라며 “여러 실무에서 스마트한 모습을 보여줬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김민규 한투PE 대표는 구조조정기업 투자를 전담하는 이 팀장을 매우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 분야에서 재능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 팀장은 투자 면에서 나이를 의심하게 하는 노련함과 번뜩임을 보여줄 때가 있다”며 “향후 투자에서도 이와 같은 재능을 활용해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조선 인수에 함께 참여한 이창배 케이조선 전무는 이 팀장의 네트워크 능력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무는 “대한조선 딜 과정에서 이 팀장이 수많은 이해관계자를 하나하나 챙기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연배차이가 10년 이상 있는 새로 만난 사람과도 빠르게 좋은 관계를 형성해 나갔다”고 회상했다.
◇향후 계획 : 후속 블라인드펀드 조성 집중, 구조조정 투자 스페셜리스트로 성장 목표
이 팀장은 우선 가장 집중해야 할 목표로 올해 기업구조혁신펀드의 후속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꼽았다. 2020년 말 2555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된 기업구조혁신펀드는 총 7개 기업에 투자하며 작년 말 2년여 만에 투자금을 100% 소진했다.
자동차 차체부품 제조사 신영, 웨딩업체 티앤더블유코리아, 모바일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대한조선, SK온 등 투자 포트폴리오 모두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투자금 회수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후속 블라인드펀드 결성의 첫 관문은 조만간 진행될 캠코의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이 될 전망이다. 이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한투PE의 새 블라인드펀드는 앞선 기업구조혁신펀드 이상의 규모로 조성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 팀장은 장기적으로는 구조조정기업 투자의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구조조정기업 투자 초창기부터 일관되게 쌓아온 경력을 토대로 자신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팀장은 “구조조정기업 투자라는 블루오션에 발을 디딘 만큼 확실한 저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개인의 성장을 통해 하우스의 성장에도 조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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