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의 기업소식, 언론보도 등
다양한 뉴스를 확인하세요.
2022.12.26
SK온 등 대형딜 클로징, '펀딩난'에도 3880억 결성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는 올해 가장 분주하게 활동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꼽힌다. 금리인상 등으로 PEF 운용사에게 유달리 힘든 한해였지만 투자, 펀딩, 투자금 회수(엑시트) 등 전 분야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줬다.
투자 분야에서는 두산공작기계 인수, 대한조선 인수 등에 재무적투자자(FI)로 잇달아 참여했다. 하반기 시장의 이목이 쏠렸던 SK온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는 연말 8243억원 규모의 1차 투자금을 납입했다.
극심한 펀딩난에도 다수의 출자사업을 확보하며 최근 비독립계 하우스 중 최대인 388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9년간 보유했던 캐나다 철광석 광산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Mines Canada, 이하 AMMC)' 지분 매각 성공도 눈에 띄는 성과다.
◇두산공작기계 투자·SK온 프리IPO 클로징, 대형 딜 수행능력 입증
한투PE는 지난해 발빠르게 10여건의 중소형 딜을 소화한 것과 달리 올해 규모를 갖춘 소수의 대형 딜 위주로 투자를 진행했다. PEF 투심이 얼어붙었음에도 맡은 딜을 클로징하며 하우스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투PE는 올 1월말 두산공작기계 인수에 FI로 참여하는 거래를 완료했다. 두산공작기계인수주체인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자회사 지엠티홀딩스가 발행하는 만기 30년의 영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영구채 발행규모는 총 2200억원으로 이 가운데 한투PE가 1500억원을 책임졌다. 나머지 금액은 디티알오토모티브 계열사인 동아타이어와 KB인베스트먼트-화인자산운용 등이공동 투자했다. 한투PE는 투자구조를 고안하고 1000억원대의 프로젝트펀드까지 3개월
여만에 조성, 투자를 주도했다.
한투PE는 올해 KHI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대한조선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SG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대한조선 인수대금 2000억원 가운데 1300억원을 맡아 9월 딜을 클로징했다.
대한조선은 일반기업보다 투자 위험이 더 높다고 여겨지는 구조조정 기업이라 투자금 모집 난이도가 높았다. 하지만 조선산업 재편과 구조조정 기업의 회생 등 공익성이 크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면서 한국자산공사(캠코), 한국성장금융 등이 출자자로 합류했다.
하반기 추진된 SK온 프리IPO 딜은 올해 한투PE가 진행한 투자 가운데 최대 성과로 꼽을 수 있다. 당초 SK온 프리IPO는 칼라일 등 해외 PEF 운용사 주도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SK온과 해외 PEF 운용사가 투자 조건에서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PE와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고성장이 예상되는 SK온 투자에 따르는 이익을 국내에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로 SK그룹을 설득했다. 이를 통해 당초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크게 낮아진 22조원의 기업가치를 적용,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투자해 연 수익률 7.5%를 보장받는 조건을 확보했다.
투자 조건이 기존보다 크게 유리해졌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투자금 모집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이에 한투PE 컨소시엄은 펀딩 목표롤 기존 1조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증액하고 8000억원 가량은 올해 안에, 나머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납입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1차 납입은 8243억원 규모로 이달 21일 마무리됐다. 한투PE는 2개의 프로젝트펀드와 3개의 블라인드펀드에 더해 한투밸류자산운용이 모집한 일반사모펀드를 동원해 투자금을 조달했다.
한투PE는 계획한 1조3000억원 중 남은 5000억원 가량을 추가 모집하기 위해 내년에도 기관투자자(LP) 마케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1차 투자에 참여하지 못했던 국내 주요 LP들도 내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2차 투자 성사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혹한기 속 다수 출자사업 확보, 3880억 블라인드펀드 결성
올해는 PEF 투심 악화로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한 하우스를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한투PE는 이들 하우스 중 하나에 속한다. 총 3880억원의 투자금을 모집, 블라인드 펀드 ‘한국투자2022사모투자합자회사(한국투자2022)’를 올 11월 최종 결성했다.
한국투자2022는 최근 5년 동안 비독립계 PEF 운용사가 단독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보다 규모가 컸던 최근 사례로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이 2016년 5160억원 규모로 결성한 9호 블라인드펀드가 있다.
이번 펀드 결성은 출자사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투PE는 3월 산업은행이 주관한 정책형 뉴딜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1050억원을 출자 받았다. 이후 수출입은행, 노란우산공제회 등의 출자사업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금융권 기관투자자(LP)들이 펀드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한투PE는 소재·장비·부품(소부장) 및 ESG 관련 트랙레코드를 내세워 LP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들 분야에만 총 33건, 7046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투자 중 일부는 이미 우수한 엑시트 실적까지 남겼다. 폐기물처리업체를 투자 대상으로 삼아 내부수익률(IRR) 22.9%를 기록했던 이전 블라인드펀드 ‘이큐파트너스그린’이 대표적 사례다.
한투PE는 한국투자2022 결성과 동시에 2건의 투자를 진행했다. 첫 투자처는 2차전지 소재장비업체인 제일엔앤에스(옛 제일기공)으로 210억원 투자금 전액을 한국투자2022에서 조달했다. 이후에는 SK온 프리IPO에 800억원 가량이 출자됐다.
대규모 펀딩과 투자 성과에 힘입어 한투PE는 올 연말 기준으로 운용자산(AUM) 순위가 국내 하우스 중 6위권 수준에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독립계 중에서는 유일하게 대형 하우스 반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AMMC 지분 매각 성공, ESG 선도 운용사로 자리매김
한투PE는 연말 AMMC 지분 매각에 성공하며 올해 엑시트 성과도 남기게 됐다. 한투PE의 전신인 이큐파트너스가 2013년 AMMC 지분 약 15%를 포스코, 대만 철강업체 차이나스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매입한 지 9년여 만이다.
올해 AMMC 지분 매각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게다가 복잡한 투자구조 등으로 인해 원매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한투PE는 장기간 이어진 협상 끝에 올 12월경 해외 전략적투자자(SI)에게 보유 지분 전체를 매각했다.
한투PE는 이번 매각대금에 더해 9년여간 배당을 받으면서 총 1조660억원을 회수했다. 이는 한투PE가 투자한 원금 6330억원 대비 1.68배 수준이다.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배당금 규모는 부침이 있었다. 다만 작년에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며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수준인 590억원 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한투PE는 이번 매각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탄소절감 관련 행보를 더욱 분명히 할 수 있게됐다. 철강산업은 전체 산업 중 이산화탄소 배출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산업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운데 25%가 철강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투PE가 올해 SK온 프리IPO에 대규모로 투자한 것도 이러한 ESG행보와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SK온이 영위하는 자동차 2차전지 산업은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사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