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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19
22조 기업가치에 CPS로 최대 2조 투자, 성장과실 국내 투자자와 공유 설득
SK온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가 해외 대신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주도로 진행된다. 해외 투자자와 협상이 늘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PE 컨소시엄은 성장에 따른 투자이익을 국내에 환원해야 한다는 논리로 SK온을 설득했다.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유리한 투자조건을 확보하면서 투자금 모집도 순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1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전날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스텔라인베스트먼트로 구성된 국내 PE 컨소시엄(이하 한투PE 컨소시엄)과 프리IPO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SK온 기업가치를 22조원으로 평가하고 신규 발행되는 전환우선주(CPS)에 최대 2조원 규모까지 국내 PE 컨소시엄이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SK온은 총 4조원 규모의 프리IPO를 해외 투자자 위주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칼라일그룹, 블랙록자산운용 등이 3조원 가량을 담당하고 한투PE 컨소시엄이 약 1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해외 투자자와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한투PE 컨소시엄이 투자를 주도할 기회를 잡았다. SK온은 이번 프리IPO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 꼽히는 해외 투자자들과 인연을 쌓으려 했지만 금리 인상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투자 조건에서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PE 컨소시엄은 4월경부터 SK온 측에 투자 규모를 1조원보다 확대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투자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성장이 예상되는 SK온의 투자에 따르는 이익을 해외보다 국내에 환원해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은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주주 위주로 구성된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된 기업이다. 이를 고려하면 투자 이익이 국내 PE를 통해 국내 연기금·공제회 및 금융기관 등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한투PE 컨소시엄 측의 논리였다.
SK온에서 이 같은 논리를 수용한 것이 이번 프리IPO가 한투PE 컨소시엄 위주로 진행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이 한투PE 컨소시엄에게 당초 예상보다 크게 유리한 투자조건을 제공한 것도 국내 투자자와 성장 이익을 공유하겠다는 결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K온이 연초 해외 투자자들과 논의했던 투자조건은 기업가치를 35조원 정도로 평가하고 CPS보다 안정성이 낮은 보통주를 발행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보다 시장 상황이 SK온 측에게 불리하게 바뀌긴 했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6개월여 만에 기업 밸류를 40% 가까이 낮추고 전량 CPS 투자를 제안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투PE 컨소시엄은 유리한 투자조건을 받아 들면서 대규모 투자금 모집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기관투자자의 PEF 투심은 어느 때보다도 얼어붙어 있지만 현재 SK온 프리IPO 조건이라면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곳이 상당수 있다는 후문이다.
투자금액 2조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인수금융 등을 고려하도 이번 SK온 프리IPO에 투자하는 프로젝트펀드는 1조원 이상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올해 조성될 프로젝트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